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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복합문화공간은 뭘까?


1.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른 별나라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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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화공간이란 게 달리 구획지어 있는 건 아닌데, 도시계획 속에서도 그리고 우리네 일상 속에서도 초등학교 짝꿍끼리 책상에 금 그어놓은 것 마냥 전혀 다른 세상인 체 구별 지으려 한다.

“인생, 예술로 살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 속 대사처럼 정말 인생 예술로 사는 사람도 있고, 낡아빠진 장판지 마냥 세상에 치이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에 한번 하늘 쳐다보는 것도 버거운 삶도 있다.

예술이니 문화니 하는 말들이 사전 속에만 존재하는 딴 세상 얘기로 치부되기도 하고, 또한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그림으로 존재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럼 문화공간은 무엇이고, 더욱이 복합문화공간은 뭐란 말인가?
흔히들 얘기하는 문화예술 관심계층을 위한 자위의 공간일까? 아님 일상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구호를 실현하기 위한 특수임무공간일까?

국가, 지자체, 기업 그리고 문화재단들의 문화예술이 21세기 성장동력이라는 의지에 찬 구호와 함께 최근 들어, 대한민국이라는 명쾌하게 정의내리기 힘든, 수많은 욕망들로 가득 찬 공간에 타이틀만 들어도 뭔가 여러 가지가 섞여있을 것 같은 복합문화공간이란 것이 들어서고 있다.
더욱이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제 각각의 개념만큼이나 많은 공간들이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거기에 부합하든 그렇지 않든 저마다의 미션을 구현해내느라 바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복합문화공간은 예술영역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 보이는 공간이다.
더불어 그만큼 다양한 정서와 의식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한데, 말 그대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그 기능을 하려면 해당 지역의 문화가 가진 그만의 속성과 맥락에 대한 고찰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길고 지루한 연속선상의 과정을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와 그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관계주체들에 대한 배려와 깊은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공약이나 희망근로 일자리창출 정책 시행하듯이 문화사업이라는 미명아래 일방적인 관철로 진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화공간은 별나라 세상처럼 우리 일상과 점점 멀어지고 머지않은 미래에 만지면 깨질 듯한 유리성의 공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